
이길이구 갤러리는 오는 11월 14일부터 12월 19일까지 홍익대학교 회화과 최인선 (B.1964) 교수의 개인전 《바람을 타는 캔버스》를 개최한다. 전시는 완결된 논리와 통제된 의도를 뛰어넘어, 파편과 불확실성, 그리고 비의도적 흔적이 빚어내는 회화의 극적인 가능성을 탐색한다.
작가는 사뮤엘 베케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의 부조리극 구조를 화면 위 회화적 언어로 재해석한다. 반복되는 행위와 정체된 시간, 끝내 도달할 수 없는 완결성은 끊어진 필획과 분절된 인물 형상, 거침없이 중첩되는 붓질로 구체화된다. 작가에게 창작은 정답을 향한 여정이 아닌, 도달할 수 없는 본질을 향해 나아가는 끊임없는 탐색 그 자체다. 전시 타이틀 《바람을 타는 캔버스》는 야외 테라스의 캔버스가 우연한 돌풍에 흔들리던 일상의 순간에서 포착됐다. 작가의 의도가 비워진 틈을 타 스쳐 간 바람은 1990년대 뉴욕 57번가 서점에서의 아득한 기억을 현재의 감각 위에 겹쳐 놓는다. 이 찰나의 우연은 과거의 서사를 환기하는 동시에, 회화에 대한 새로운 사유를 폭발시키는 촉매가 된다.
최인선 작가는 작업 과정에서 통제와 비통제의 경계를 정면으로 충돌시킨다. 해질녘, 나이프 끝에 얹힌 점도 높은 물감을 화면에 던지듯 개입시키면, 캔버스 천의 장력과 물감 고유의 물성은 작가의 의도를 비웃듯 제 몫의 흔적을 남긴다. 작가가 말하는 이른바 ‘실패의 성공감’은 의도와 물질의 저항이 격렬하게 맞닿는 바로 그 지점에서 탄생한다. 통제를 벗어난 오류는 제거 대상이 아닌, 회화가 비로소 독자적인 생명력을 얻어 숨 쉬기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공개 40여점의 신작들은 흑백 중심의 연작과 컬러의 배합으로 색채의 절제를 통해 필획의 압도적인 속도감과 무게감, 그리고 여백 속의 팽팽한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화면 위에 도발적으로 남겨진 흔적들은 고정된 하나의 의미로 수렴하기를 거부한 채, 관람자를 회화가 형성되는 생생한 과정 한가운데로 끌어들인다.
이길이구 갤러리 백운아 대표는 “이번 전시는 명료한 논리와 완결성에 갇혀 있던 현대 회화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우연과 물질의 개입이 열어젖히는 최인선 작가만의 압도적인 회화적 사유를 직접 목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 |
| ▲ |
작가 최인선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서 학사 및 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SUNY)에서 수학했으며, 현재 홍익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앙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한국일보청년작가대상전 대상 수상,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하종현미술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현대회화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왔다. 2018년 인카네이션 문화예술재단을 설립하여 청년 작가 지원과 장학 사업을 통해 예술의 사회적 가치 실현과 선순환 구조 마련에도 앞장서고 있다.
[ⓒ 우드플래닛.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