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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원_ Scar series |
건물 앞 배수구를 가리는 철판의 용접 자국에서 비롯된 Scar 시리즈는 기능을 위한 작업에서 개념의 조형으로 점진적 발전해 왔다. 김지원의 작품 Scar는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는 경우인데, 용접에서 떨어진 쇳물을 자유자재로 붙이다가 마침표를 찍고 작품을 벗어나는 순간, 작가는 연옥에 빠지지 않으려는 인간 군집의 아귀다툼의 적나라함을 발견하게 된다. “이를 수가...”,
작가가 단순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물성 스스로가 대서사를 써내려간 것이다. 단테의 신곡을 노래하듯 율동하는 철의 몸부림은 불의 단죄에서 탈출하려는 인간의 몸이 되어 작가의 의식에 일침을 꽂는다. 녹아내린 철을 재구성한 이 작품은 물질이 이루고자 하는 세계가 떠로 존재했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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