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 “좋게, 더 좋게, 가장 좋게!”...이튼 알렌 가구

디자인 / 유다연 리포터 / 2023-01-20 21:31:03
도브 테일 방식으로 제작
시대의 흐름을 좇지도, 쳐지지도 않는 이튼만의 가구 생산
편안하고 매력적인 가구

 

이튼 알렌(Ethan Allen)의 가구는 외양에서 풍기는 분위기로 볼 때 여성적이며 가정적인 느낌이 강하게 배어 나온다. 또 1932년 미국 뉴욕을 근간으로 설립된 브랜드이지만, 어쩐지 영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기도 한다. 그 이유는 이튼 알렌 가구 특유의 편안하고 세심한 디자인과 품질 덕분일 것이다. 동그랗고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튼 알렌의 가구는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소파 모서리의 각을 둥글려 부드럽게 곡선 처리하거나, 서랍장 허리나 지지대 기둥 중앙을 꽃봉오리처럼 봉긋하게 부풀리는 등 자연스러운 느낌을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외유내강, 부드러운 외관이 품은 ‘센’ 슬로건

“좋게, 더 좋게, 가장 좋게(good, better, best)!” 이는 이튼 알렌의 기업 가치관을 잘 나타내는 슬로건이다. 100여 년의 역사를 향해 달려가는 이튼 알렌은 80년 이상 기업과 브랜드를 유지해 오면서 단순하지만 중요한 논리를 깨우쳤다. 그것은 최고의 품질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

이처럼 이튼 알렌은 외관에서 두드러지는 여성성에 반해 상대적으로 ‘센’ 슬로건을 품고 있다. 그리고 이는 인생에서 정서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집을 가장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공간으로 만들어 주자는 브랜드의 모토와 부합한다.

 

 


이러한 이튼 알렌의 가구를 의인화해 굳이 성별로 분류하자면 ‘여자가구’에 가깝다. 또, 책으로 치자면 1980년대 영국 고딕 로맨스소설의 대가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 쪽이다. 말 나온 김에 작품 속 캐릭터에 빗대 보자면, <오만과 편견> 속 베넷가의 아름답고 자의식 강한 둘째 딸 엘리자베스 혹은 <이성과 감성>에서 각기 이성과 절제로 대표되는 엘리너와 매리앤이 섞인 캐릭터랄까.

우드 퍼니처 브랜드를 향한 거침없는 여정

1932년 뉴욕에서 시작한 이튼 알렌은 그로부터 4년 뒤 원목가구 제작을 시작한다. 이후, 70년대 들어 현재의 파루크 카트와리(Farooq Kathwari) 회장이 취임하면서 홈 토털 인테리어 회사로 발전했다. 이튼 알렌이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데는 우드 퍼니처 브랜드로서 자리를 잡으려는 노력이 상당한 공헌을 했다.

세련된 디자인 제품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었던 능력은 이튼 알렌의 원목가구에도 역시 적용된다. 그리고 앞서 말한 최고의 품질을 위한 브랜드의 노력은 가구의 공정 과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튼 알렌 원목가구의 공정은 크게 건조, 커팅, 샌딩, 어셈블링, 피니싱으로 나뉜다. 

 

 


건조 과정에서는 목재의 수분을 6~8%가량 남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이튼 알렌은 평균 3주에서 13주가량 통나무를 건조한다. 이어서 샌딩 공정에서는 철저하고 꼼꼼한 관리를 통해 손길이 잘 안 닿는 부분까지도 실크의 느낌이 들게끔 철저하게 관리한다. 이로써 이튼 알렌의 원목가구는 자연스럽고 가정적인 느낌과 동시에 잘 안 보이고 손길이 안 닿는 부분까지도 꼼꼼하게 처리되어 좋은 품질을 자랑할 수 있게 됐다.

집성 공정에서는 전통적인 원목가구 결합 방식인 도브 테일 방식을 사용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이튼 알렌 가구의 모든 서랍은 이 방식으로 어셈블링 된다. 서랍이 거의 끝까지 유연하게 빠질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몸체에서 완전히 빠져버리는 것을 방지하고 서랍 하단의 모서리 강도를 높이기 위해 코너 블록을 대고 핫글루로 마감 처리를 한 부분은 이튼 알렌 원목가구 공법의 완성도가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이처럼 공정의 어느 부분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이튼 알렌은 베니어(veneer) 가구에서 역시 그러한 자세를 유지한다. 세간에서는 베니어를 원목가구에 비해 질이 낮은 싸구려 가구 재료로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튼 알렌의 베니어 다루는 공법은 이런 선입견을 뒤집을 만큼 세련됐다. 베니어의 패턴을 맞춰서 가구 표면을 만드는 지혜, 그리고 나무 수급 사정이 80년 전에 비해 원활하지 못한 지금 시대에 자연자원의 보호라는 취지에서도 이 브랜드의 침착한 자세가 감지된다.

80년의 노하우, 편안하고 매력적인 홈그라운드를 위하여

이튼 알렌은 1980년대부터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려 몸집을 확장했다. 이에 따라 지난 1992년,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에 인터내셔널 리테일러를 지정하게 됐다. 현재 서울을 비롯해 대전, 대구, 부산에 로드숍이 자리해 있다.

매번 시시각각 바뀌는 유행을 좇진 않지만, 그렇다고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지는 촌스러운 공간은 아닌, ‘나’를 위한 고유의 공간. 같은 공간이라도 한 집에 사는 구성원 개개인의 특성을 살려 차별화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이튼 알렌이 목표로 하는 집의 정의이며, 이튼 알렌의 가구들이 그것을 실현시켜 준다.  

 

 


매년 새로운 디자인과 콘셉트를 선보이며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살아남으며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이튼 알렌. 현대적인 디자인과 품질에 중점을 둔 제조 공정, 혁신적인 소매상, 원스톱 쇼핑을 위한 배려, 전문적인 디자인 풀 서비스…. 최고의 품질과 더불어 편안하고 매력적인 공간 연출을 위한 이튼 알렌의 80여 년간의 노하우는 곧 브랜드 정신으로 연결된다. 이튼 알렌의 디자이너들은 전 세계 디자인으로부터 새로운 영감을 얻어 더욱 편안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서의 집을 연출하기 위해 지금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 Tip



비둘기 꼬리 모양의 접합 부분, 도브 테일 방식
이튼 알렌 가구 공법에서 두드러지는 것 중 하나는 도브 테일(dove-tail) 방식의 사용이다. 과거 고급 수제가구를 만들 때 쓰던 도브테일 방식은 원목가구에서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결합 방식으로, 서양에서 마치 그 모양이 비둘기 꼬리처럼 끝이 벌어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이 같은 도브 테일 방식은 동그란 나무못과 더불어 이튼 알렌 원목가구의 모든 연결 부분에서 나타나는 접합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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