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과 다카르 기반 6인 작가 《가이아의 메아리》 그룹전...생명과 소멸, 재생과 순환을 감각하는 울림

아트 / 육상수 칼럼니스트 / 2025-05-22 21:47:44
- 2025 부산 비엔날레 바다 미술제 공동예술감독 김금화 큐레이터 기획
- 전통적 의례와 신화적 영감을 바탕으로 대지와의 감각적 연결과 공명 시도
- 여성 억압, 정체성을 탐구하는 이란 작가 파콘데샤루디 참여

▲ La Mujer de Arcilla (흙의 여인),Photo by Lepkowski Studios 

 

김금화 큐레이터가 기획하고 베를린 기반으로 활동하는 6인 작가가 참여하는 《가이아의 메아리》 전시가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전시 중이다. 


이번 전시는 지구의 존재성을 사유하면서, 예술을 통한 울림을 환기하는 여섯 명의 작가 알리우디악, 지븨 리, 파콘데샤루디, 안나 슈타이너르트, 산드라바스케스 데 라 오라, 비론 에롤베르트의 작품을 선보인다.

가이아는 신과 인간, 모든 생명 존재를 낳고 숨을 불어넣는 원초적 어머니이자 대지의 신이다. 전시는 브루노 라투르가 『가이아를 마주하다』에서 제시한 개념을 기반으로 가이아를 더 이상 수동적인 배경이 아닌 감각하고 반응하며 반격하는 능동적 존재로 상정했다. 

 

▲ Installation view of the exhibition(Viron Erol Vert)


전시는 지속적인 전쟁, 생태 붕괴, 인식의 혼란을 반영한 21세기의 가이아 몸은 붕괴와 재생, 소멸과 출현의 순환 속에서 끊임없이 뒤틀리며 진동하고 있음을 전제로, 생명과 소멸, 재생과 순환의 리듬 속에서 감각되는 대지의 울림을 예술을 통해 증폭시켰다.

참여 작가들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다문화성, 혼종성, 나아가 포스트-인류세 시대의 자연과 환경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작업에 담아내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오늘날 '의례(ritual)'라는 행위가 단순한 반복이나 형식을 넘어, 치유와 변형, 그리고 중재의 예술적 매개체로 기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작가들은 신체적 수행, 물질과 감각에 대한 민감한 개입, 신화와 전통 유산의 재맥락화를 통해, 동시대 예술이 인간과 비인간, 기억과 생태, 그리고 내면과 공동체를 연결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 Jeewi Lee, Illumination of the tears (눈물의 빛

 

본 전시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베를린에서 진행된 Speaking to Ancestors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실비아 윈터의 『의식은 발견되어야 한다: 휴머니즘 이후』(1984)와 한병철의 『의식의 소멸에 대하여』(2019)에서 이론적 영감에 의해 축적되었다.

《가이아의 메아리》는 의례, 신화, 전통적 문화 실천이 어떻게 새로운 집단의식을 촉진할 수 있는지를 성찰하며, 예술이 과연 사라지고 억눌린 존재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우리가 잃어버린 감각을 다시 불러오는 제례적 행위가 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전시는 2025년 7월 26일(토)까지 더페이지갤러리 EAST관에서 열린다.  

 

 

▲ Merging of Narratives (서사의 병합

 

김금화 큐레이터 베를린 공과대학교에서 미술사를 전공하며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베를린, 서울, 부산을 오가며 활동하는 독립 큐레이터이다. 포스트-인류세적 시선을 바탕으로, 비전통적 공간과 예술의 통합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현재 김금화는 부산비엔날레가 주최하는2025 바다미술제의 공동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 Installation view of the exhibition (Aliou Diack, Jeewi Lee, Anna Steinert)

 

- 자료 제공: 더페이지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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