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적 리얼리티 실현에 대한 탐구
아트조선과 티브조선이 공동 주최하고 아트조선스페이스와 더페이지갤러리가 공동 기획한 최명영b.1941 개인전 <최명영 Works on Paper―2022 1976>이 2023년 4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70여점의 종이를 지지체로 사용한 작품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1976년부터 2022년까지 약 50년의 걸친 시간대를 아우른다. 일기(日記)와도 같은 드로잉으로 오랜 시간 구축해온 최명영의 작업 세계가 진솔하고 자연스럽게 담겨있다.
최명영에게 종이작업은 캔버스에서 벗어난 일종의 휴식과도 같은 것이었으나, 그의 드로잉은 메인 작품을 위한 전편이나 파생된 속편이 아닌 그 자체로서 독립적인 완결성을 가진다. 종이 작업만을 선보이는 건 이번 전시가 최초이며 그간 쉽게 볼 수 없었던 작가의 색다른 측면을 조망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최명영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주요 역할을 한 미술단체인 오리진(Origin1962―)과 한국아방가르드협회 (A.G1969―1975)의 창립 멤버로 활약하며 한국 화단의 흐름을 이끌었다. 단색화 1세대 작가 중 한 명으로 1970년대 중후반부터 <평면조건平面條件,Conditional Planes>이라는 하나의 명제 하에 형태나 방식에 여러 실험을 거듭해왔다.
회화, 곧 평면으로서의 존재방식을 규명하고자 하는 것으로 2차원 평면의 성립요건을 통한 회화적 리얼리티 실현에 대한 탐구에 끊임없이 전념하고 있다.
방안지라는 규격의 공간 위에 남겨진 지문들은 얼핏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매일의 호흡과 감정이 다르듯이 각기 다른 미세한 변주를 보인다. 이번 전시는 최명영의 지난 반백 년간의 미적 논리 발전 과정이 오롯이 내재되어 있어 관람객들에게 예술 철학의 실마리를 발견할 기회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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